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20.


《닉 아저씨의 뜨개질》

 마가렛 와일드 글·디 헉슬리 그림/창작집단 바리 옮김, 중앙출판사, 2002.4.10.



쉬다가 또 쉬다가 골짜기에 간다. 제주에서 신나게 자전거를 탔기에 무릎을 쉬려 했지만, 작은아이하고 한동안 자전거를 못 탔으니, 불끈 힘을 내기로 한다. 먼저 면소재지 우체국을 들르고서 둘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골짜기에 이른다. 숲에 깃든 골짜기에서는 옷을 훌러덩 벗는다. 오직 우리 둘이 숲 한복판 골짜기에서 물살을 느끼고 멧새노래를 맞이한다. 나뭇잎 사이로 저녁빛이 퍼진다. 땀을 다 들이고 나서 집으로 돌아간다. 붉은하늘이 되는 저녁이다. 지난해 여름 한복판에도 이런 하늘이었나? 새삼스럽다. 《닉 아저씨의 뜨개질》은 대여섯 해쯤 앞서 처음 만났는데, 그때에는 이미 판이 끊어졌지. 어렵사리 헌책집에서 찾아낸 뒤로 틈틈이 더 장만한다. 새로 장만하는 《닉 아저씨의 뜨개질》은 이웃님한테 슬쩍 건넨다. 새책집을 다니는 이웃님은 많아도 헌책집까지 챙기는 이웃님은 아직 적다. 새로 나오는 책 사이에도 아름책이 많을 테지만, 미처 사랑받지 못한 채 스러진 아름책이 무척 많다. 아줌마도 아가씨도 할머니도 아닌 “아저씨 뜨개질”을 다루는 이 그림책은 줄거리도 이야기도 사랑스럽다. 가시내하고 사내가 어떻게 ‘동무’나 ‘이웃’이 되고, 살림꽃은 어떻게 피우는가를 더없이 포근하게 그려냈지. 부디 되살아나기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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