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걷다 - 인문학자 김경집이 건네는 18가지 삶의 문답
김경집 지음 / 휴(休)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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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7.20.

인문책시렁 194


《생각을 걷다》

 김경집

 휴

 2017.10.30.



  《생각을 걷다》(김경집, 휴, 2017)를 읽으며 글님이 스스로 무엇을 바꾸고 싶어하는가를 밝히는구나 싶으면서도 어쩐지 속내를 다 드러내지는 않는다고 느낍니다. 왜 그럴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니, 글님 스스로 너무 바쁘게 삽니다. 돈을 버는 일을 하느라 매우 바쁩니다. ‘이야기(강의)와 글(집필)’을 왜 해야 할까요? 이웃한테 들려줄 이야기나 글은 어느 자리에서 어떤 눈빛으로 길어올려 스스로 살아내는 몸짓으로 펼 적에 스스로 즐거울까요?


  책을 읽는 사람은 책에서 얻은 이야기하고 글을 폅니다. 바람을 읽는 사람은 바람하고 나눈 생각하고 숨결을 폅니다. 흙을 읽는 사람은 흙하고 주고받은 하루를 폅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사람은 아이가 가르치고 들려주고 보여주고 노래하고 나누는 사랑을 폅니다. 《생각을 걷다》를 내놓은 글님은 하나부터 열까지 책을 읽고서 얻은 이야기를 다시 글로 엮는구나 싶습니다.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 책을 읽어서 얻은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나쁘지는 않아요. 그런데 아름책이나 사랑책이 아닌 인문책만 읽고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언제나 ‘이론에 갇힌 이론으로 그치기’ 마련입니다.


  등짐을 짊어지고 두 다리로 걸어서 저잣마실을 하면 좋겠어요. 아이들 밥자리를 차리면 좋겠어요. 손으로 빨래하고 걸레질을 하면 좋겠어요. 자가용도 대중교통도 아닌 자전거로 다니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구름하고 비하고 바다하고 풀꽃나무가 들려주는 “종이에 글로 안 적힌 숱한 이야기”를 듣고서 글을 쓰면 좋겠어요.


ㅅㄴㄹ


여행이란 건 어쩌면 목적지가 정해졌다는 점에서 ‘목적이 이끄는’ 삶의 대표적 단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짜 여행은 단지 공간이라는 포괄적 대상만 정해졌을 뿐이고, 그 공간조차 못으로 박은 듯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더 설레고 자유로운 것이 아닐까? (23쪽)


적성에 맞는 일은 말할 것도 없고 능력에 맞는 직업을 얻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적성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공부만 했다. (43쪽)


수십 년 살아오면서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재고 따지고 짐작하고 판단하며 속으로는 우월과 열등의 가늠자로 재단했다. 늘 목적이 개입했다. (77쪽)


거대한 불의와 폭력 앞에서 혼자 싸우는 것은 어렵다. 두렵다. 그 비겁이 사회를 타락시키는 데 한몫을 했고 우리의 비겁이 악의 세력에는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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