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4.


《충실한 정원사》

 클라리사 에스테스 글/김나현 옮김, 휴먼하우스, 2017.11.15.



아침에 바지런히 빨래를 한다. 내가 빨래를 한다고 말할 적에는 마땅히 ‘손빨래’이다. 나는 틀빨래(세탁기 사용)를 거의 안 한다. 바깥일을 보느라 집을 비울 적에 곁님이 빨래를 해야 한다면 쓰도록 빨래틀을 들였으나, 내가 집에 있으면 그저 손발을 써서 즐겁게 노래하면서 빨래한다. 왜냐하면, 손발을 놀려 온몸으로 빨래하면 옷이 되게 좋아한다. 손으로 복복 주무르면 옷이 “깔깔깔, 간지러워!” 하면서 웃는다. “그래, 그래, 웃으렴. 웃으면서 너한테 묻은 때랑 먼지를 털어내 봐!” 하고 속삭인다. 《충실한 정원사》를 대전마실을 다녀오며 시외버스에서 다 읽었다. 고흥집으로 돌아와 아이들도 읽어 보라고 건넸다. 어제는 ‘숲’이라는 낱말을, 오늘은 ‘들’이라는 낱말을 파헤친다. 두 낱말이 어떤 말밑이었는가를 이제서 실마리를 찾는다. 낮에 새삼스레 씻고 다시 빨래를 한다. 책숲에 새는 빗물을 치우고서 또 빨래를 한다. 큰아이를 막 낳아 석돌에 이를 즈음까지 하루에 다섯벌 빨래는 흔했고, 일고여덟벌 빨래도 잦았다. 하루 석벌 빨래란 가볍지. 손으로 빨래하다 보면 고장마다 물맛이나 물내음이 얼마나 다른가를 손끝부터 느낀다. 맑고 밝게 흐르는 냇물을 쓸 수 있는 곳이라면 아이들도 마음껏 뛰놀며 자랄 수 있겠더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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