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16.


《강특고 아이들 1》

 김민희 글·그림, 서울문화사, 2007.12.15.



뒤꼍에 서서 해바람을 쐬는데 수유나무 곁에서 참개구리가 폴짝 하고 뛴다. 한 발짝 다가서니 유자나무 쪽으로 폴짝폴짝. 멈추고 바라보니 가만히. “얘, 내가 어제 요 둘레에 지네를 놓았는데, 넌 봤니?” “…….” “어제 놓은 지네를 네가 먹었니?” “…….” 어른 손가락 둘만 한 길이인 지네를 집에서 잡아 뒤꼍에 놓았는데, 어른 주먹보다 큰 토실한 참개구리가 어슬렁거렸네. 지네로서는 아찔했을 테고, 참개구리로서는 웬 떡이냐고 여겼겠구나. 《강특고 아이들 1》가 나온 지 꽤 되었다. 우리나라 그림꽃이 저물려고 할 즈음 반짝하고 나왔다. 종이에 그리든 누리판에 그리든 줄거리는 매한가지요, 이야기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다르다. 《강특고 아이들》은 그야말로 우리나라이기에 태어날 수 있던 재미난 그림꽃책이다. 요즈음에는 이런 그림꽃책을 찾아볼 길이 없다시피 하다. 이른바 ‘웹툰’이란 이름으로 사랑타령을 하거나 ‘그래픽노블’이란 이름으로 지나치게 무거이 목소리만 높인다. ‘그림꽃(만화)’이라면 솜털이나 깃털 같다. 가벼운 듯하지만 가볍지 않고, 작은 듯하지만 작지 않다. 무엇보다 하늘을 마음껏 날도록 북돋우는 실마리이다. 올해 봄은 바람이 참 잦다. 나라가 어지럽고 어수선해서 싹싹 쓸어주려 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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