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11.


이런 여행이라면, 낯선 골목 안에 우주가 있다》

 배종훈·원지연·김희숙·손상신 글·그림, 메종인디아, 2020.10.22.



작은아이가 “아, 덥다. 바다 가고 싶다.” 하고 말한다. “그래, 그럼 가 볼까?” 한낮에 자전거를 타기로 한다. 집을 나설 적에는 해가 쨍쨍하고, 바다로 가는 길에 바람이 시원하다. 그런데 바다에 닿자 구름이 가득 덮는다. 볕이 없는 첫봄에 바닷물은 꽤 차다. 발만 살짝 담그고서 걷는다. 발을 말리면서 바다를 바라본다. 천천히 자전거를 몰아 집으로 돌아오고 저녁을 차리니 어느새 일찌감치 어둑살이 진다. 저녁에는 비가 온다. 해·바람·구름·비, 이렇게 네 가지가 어우러진 하루이구나. 《낯선 골목 안에 우주가 있다》를 읽는다. 서울 내방역 곁에 있는 마을책집 〈메종인디아〉에서 펴낸 첫 책이다. 그림·마실·인도·골목을 좋아하는 네 사람이 함께 걷고 돌아보고 그리고 글을 써서 엮은 이야기가 흐른다. 낯선 골목이란 새롭게 찾아가는 곳이다. 우리한테 낯선 그곳은 마을사람한테는 뿌리를 내리면서 가꾼 보금자리이다. 저마다 삶이라는 씨앗을 심으면서 사랑하는 터전이기에 그곳에 별빛이 드리우고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이 간질이다가 눈비가 찾아들어 철철이 흐른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에는 어떤 누리(우주)가 있을까? 오늘 우리가 만나는 이웃이 살아가는 그곳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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