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24.


《장서의 괴로움》

 오카자키 다케시 글/정수윤 옮김, 정은문고, 2014.8.18.



꽃바람이 분다. 꽃바람에는 꽃내음이 가득하다. 끝바람이 분다. 겨울이 끝나는 바람이 애틋하다. 봄바람이 분다. 그래, 이제는 겨울바람이 스러지고 봄바람이로구나. 떠나는 겨울은 우리가 겨우내 잘 지냈다고 토닥여 준다. 찾아드는 봄은 우리가 봄내 눈부시게 피어나라고 추켜 준다. 《장서의 괴로움》을 읽으며 굳이 ‘괴로움’ 같은 이름을 붙여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책이 더미로 있어서 괴로울까. 책이 얼마 없어서 괴로운가. 괴롭다고 여기기에 괴롭지 싶다. 즐겁다고 여기니 즐겁구나 싶다. 똑같은 길을 가더라도 멀다고 여기니 길이 멀고, 가깝다고 생각하니 길이 가깝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다는 마음으로 그저 누리려고 할 적에는 어떤 길을 가든 웃음꽃으로 나아간다. 책을 더 읽어야 하지 않고, 덜 읽어도 되지 않아. 그저 스스로 무엇을 배워서 삶을 사랑하는 길을 슬기롭게 가다듬어 숲사람으로 노래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되는가를 헤아리도록 곁에 두면 된다. 즐겁자고 먹는 밥이요, 즐겁자고 걷는 길이요, 즐겁자고 읽는 책이다. 이름이나 돈이나 힘을 얻자고 읽거나 쓸 책이 아니다. 즐거이 춤추고 꿈꾸는 사람이 되는 길에 손에 쥐는 책이다. 짐을 내려놓고 읽자. 차곡차곡 쌓아도 좋으니 실컷 읽자. 이 책을 이웃하고 나누자.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