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7.


《숲 속 오두막》

 가브리엘 벵상 글·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황금여우, 2015.1.25.



뽕나무 잎눈을 쓰다듬는다. 어제 맞은 잎샘바람을 새롭게 돌아본다. 잎샘바람은 얼핏 보면 ‘잎을 시샘하는 바람’이라지만, 이보다는 ‘잎이 샘처럼 솟도록 간질이는 바람’이라고 해야 어울리지 싶다. 큰고장에서 살 적에는 둘레에 흐드러진 풀꽃나무를 그리 눈여겨보지 않아서 잘 몰랐지만, 시골 보금자리에서 언제나 풀꽃나무를 들여다보노라니 ‘이 잎샘바람이 불고 나서야 비로소 잎눈이 벌어지네’ 싶더라. 꽃샘바람이 불면서 꽃눈이 트고. 봄을 샘내는 바람이라기보다, 봄이 샘솟도록 북돋우는 바람이랄까. 《숲 속 오두막》은 어네스트 아저씨하고 셀레스틴 어린이가 얼마나 듬직하면서 사랑스럽게 살림을 가꾸는가를 부드러이 들려준다. 둘한테 사랑이란 그저 사랑이다. 둘한테 마음이란 오롯이 마음이다. 겉바르지 않는다. 덧입히지 않는다. 수수하게 하루를 노래하는 마음으로 서로 아낄 뿐 아니라, 이웃을 마주하고, 동무를 사귈 줄 안다. 숲에 마련한 오두막에 살그머니 깃든 사람을 따스히 바라보며 품을 줄 알기에, 어버이자 어른으로서 아이를 토닥일 테고, 아이로서 어버이랑 어른을 다독이겠지. 잎샘바람이 불고 잦아든다. 꽃샘바람이 피어나고 수그러든다. 나날이 해가 높이 솟는다. 새벽이 일찍 찾아오고 밤이 짧아진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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