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2020.12.13.



아무것도 안 하고 쉰 적이 있나 하고 돌아보면, 아예 하루조차 없지 싶습니다. 어린이일 무렵에는 어린배움터에서 내놓는 짐(숙제)이 너무 많아 쉴틈이 없는데다가, 그무렵 어린이는 언제나 심부름이나 집안일도 같이했습니다. 푸른배움터에 들어간 열네 살부터 이곳을 마치는 열아홉 살까지 하루 세 시간쯤 자면서 배움책을 펴야 했지 싶어요. 스무 살을 앞두고 열린배움터에 들어가는데, 인천 하늬녘 끝에서 서울 새녘 끄트머리까지 버스랑 전철을 갈아타며 오가자니 푸른배움터를 다닐 때보다 잠을 줄여야 합니다. 스무 살에 총을 들러 강원도 양구 멧골에 들어갔고, 스물두 살에 드디어 총을 내려놓아도 되었으나,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살며 잠을 더 줄이는 나날이 됩니다. 1998년 1월 6일부터 하루를 01∼02시에 여는 몸으로 맞추었습니다. 글쓰기를 손에 익힌 1994년 2월부터 2020년 12월에 이르도록 날마다 10∼12시간을 글살림에 들였지 싶은데, 아이를 낳아 돌보던 2008년부터 글살림 품을 확 토막내었습니다. 작은아이가 열 살을 맞이한 올해부터 다시 글살림 품을 늘려 이제 하루 8∼10시간을 글살림(낱말책을 쓰는 일)에 들입니다. 무엇을 쓰면 즐거울까요? 무엇을 보고 새기면 기쁠까요? 오늘도 01시부터 이은 글쓰기(낱말책 쓰기)를 낮 12시에 마무르려고 하는데, 셈틀이 오락가락합니다. 11시간을 내처 달린 셈틀이 쉬고 싶다면서 웅웅거립니다. 아이들은 새해 달종이(달력)을 손수 그립니다. 이제 셈틀을 끄고 밥을 차릴 때입니다.



2014.3.14. 사진책이란 무엇인가? ‘사진책도서관’은 어떤 곳인가? 사진읽기와 사진찍기란 무엇인가? 사진빛과 사진삶은 어떠한 결인가? 그제 내린 비가 도서관 한쪽에 고였다. 밀걸레를 써서 빗물을 훔친다. 빗물로 도서관 골마루를 구석구석 닦는다. 비가 새는 폐교 건물 도서관이지만, 비가 새기에 이 빗물로 도서관 골마루를 깨끗하게 닦기도 한다. 창문을 활짝 열고 빗물로 골마루를 닦는 동안 싱그러운 바람이 훅 분다. 따스한 봄바람이네. 새로 돋는 풀싹내음을 곱게 실은 예쁜 바람이네. (200쪽)



책빛을 더 느끼고 싶다면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스토리닷, 2018)을 곁에 두어 보셔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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