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20.


《오에 겐자부로의 말》

 오에 겐자부로·후루이 요시키치 이야기/송태욱 옮김, 마음산책, 2019.1.25.



숱한 일꾼이 자꾸 죽는다. 쓸쓸하다. 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고단한 나머지 숨이 끊어져야 할까. 우리 둘레에서 죽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어린이·푸름이는 ‘배움 불구덩이(입시지옥)’ 탓에 끝없이 고꾸라진다. 요새는 ‘예방주사’를 맞는 사람이 잇달아 숨진다. 나라에서는 딱히 뭔 말이 없고 어떤 몸짓도 없다. ‘미친소앓이(광우병)’보다 무시무시한 노릇인데, 무릎을 꿇는 벼슬아치도 일꾼도 안 보일 뿐더러, 아이들이 ‘불구덩이’ 아닌 ‘삶길·살림길·사랑길’을 가도록 마음을 기울이지도 않는다. 앞빛이 도무지 안 보이는 판에 문득 《오에 겐자부로의 말》을 읽어 본다. 이웃나라 글님은 그 나라에 앞빛이 있다고 여길까? 글 한 줄로 앞빛을 밝힐 숨통을 틔우는 마음을 나눌 만한가? 곰곰이 보면 두 나라는 꽤 비슷하다. 어이없는 이들이 벼슬이며 힘을 거머쥔 채 바보짓을 일삼고, 우리는 거짓말이 물결치는 나라를 갈아엎도록 뜻을 모으지 못하기도 한다. 두 해 남짓 다니다가 그만둔 배움터에서 ‘운동권’을 볼 적마다 갑갑했다. “왜 책 안 읽어?” “바빠서.” “바쁘니까 틈내어 새로 배워야 하지 않아?” “…….” “술은 밤새 마시면서 왜 책을 안 읽어?” “…….” 그때 그들은 어느새 이 나라 벼슬자리를 거머쥐고 우쭐댄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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