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26


《샘터》 통권 1호

 김재순 엮음

 샘터사

 1970.4.1.



  1975년에 태어난 몸이니 1970년에 《샘터》란 잡지가 첫걸음을 뗀 줄 알 턱이 없습니다. 중학교에 접어들고서야 《샘터》라는 잡지를 알았어요. 그렇다고 이 잡지를 읽거나 즐기지 않았어요. 1995년 가을에 군대에 들어가니 내무반 귀퉁이 텔레비전 옆에, 또 헛간 구석퉁이에 낡고 해진 《샘터》랑 《좋은생각》 같은 잡지가 조금 있어요. 제가 군대살이를 한 곳에는 〈국방일보〉하고 〈조선일보〉하고 〈스포츠서울〉 세 가지 신문이 이레에 한 벌 들어왔습니다. 이밖에 다른 글뭉치를 볼 길은 없습니다. 새즈믄해로 접어든 어느 날 헌책집에서 1970년 4월에 처음 나온 《샘터》를 만났습니다. 궁금해서 집어들어 펴는데, 겉종이 안쪽에 ‘근대화의 샘, 샘터지 창간에 즈음하여 1970.3.10. 대통령 박정희’라는 글씨하고 사진이 큼지막하게 나옵니다. 이 글씨하고 사진을 보고서 쫙 소름이 돋았습니다. 1970년은 군사독재 군홧발이 ‘근대화’란 이름을 한창 드날린 해예요. 그래요, 잡지 《샘터》는 “근대화의 샘”이 되려고 나라에서 이바지한 잡지요, 군대를 휘감은 글뭉치였습니다. 이 잡지가 쉰 돌을 못 채우고 사라질 뻔하다가 되살아나서 쉰 돌을 넘었다고 합니다. 놀라운 일인지 대단한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젠 어떤 샘인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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