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26.


《둥둥 둥둥둥》

 가브리엘 벵상 글·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황금여우, 2015.1.25.



아침에는 선선하다가 이윽고 센바람. 그리고 바람이 걷히고 해. 이러다가 다시 센바람. 바야흐로 큰비. 마당에서 비놀이를 한다. 작은아이하고 둘이 비놀이를 누린다. 벼락처럼 쏟아지는 비에 몸을 맡기면 두두두두 북소리가 난다. 마당에 닿는 비가 물방울로 북을 치고, 등이며 머리이며 손발에 닿는 비가 물줄기로 북을 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온몸이 젖는다. 두 팔을 들고 하늘을 바라본다. 바람하고 다른 빗물. 빗물하고 다른 바람. 이 비바람이 찾아들어 땅이며 몸을 어루만진다. 《둥둥 둥둥둥》을 펴면 북을 치고 싶다. 북을 치다 보면 《둥둥 둥둥둥》이 떠오른다. 채를 쥐고서 북을 칠 수 있고, 손바닥으로 우리 배를 북으로 삼아도 좋다. 마룻바닥이나 책상을 두들겨도 되고, 땅바닥이나 담벼락을 두들겨도 신난다. 흐르는 바람을 치는 바람북은 어떨까? 밤에 떨어지는 별빛을 톡톡 치는 별북은 어떨까? 멧자락에 앉아서 쉬는 구름을 통통 치는 구름북도 재미있겠지. 무엇이든 친다. 벼락이 치듯 북을 친다. 언제나 친다. 빗금을 치듯 말 한 마디마다 노랫가락을 슬슬 친다. 가브리엘 벵상 님 그림꾸러미를 곱게 여미어 펴낸 출판사가 반갑다. 그림으로 엮는 이야기는 이렇게 지을 수 있으면 된다. 이 나라 그림님이 좀 배우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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