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15.


《내가 진짜 공주님》

 나카가와 치히로 글·그림/사과나무 옮김, 크레용하우스, 2001.9.1.



고흥으로 나들이를 온 이웃님하고 오랜만에 읍내 우람고인돌한테 찾아간다. 고흥이란 고장에서 열 해를 살며 ‘버려진 고인돌’을 곳곳에서 수두룩하게 보았다. 다른 고장에서는 고인돌로 여러 가지 일을 꾀하지만 고흥은 고인돌이 어디에나 흔하면서도 막상 이 고인돌을 살리거나 헤아리지 않는다. 그야말로 우람한 고인돌을 살살 쓰다듬고서 읍내 우람나무한테 간다. 어림하기로만 900살인 우람한 느티나무인데, 이 곁에 담배꽁초하고 술병이 늘 나뒹군다. 다른 고장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삼을 만한 우람나무여도 고흥에서는 그저 시달리는 나무이다. 《내가 진짜 공주님》라는 그림책은 일본에서 ‘들꽃순이(또는 들꽃공주)’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한글판하고 일본판을 살피면 옮김말을 엉뚱하게 적바림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엉뚱한 옮김말에 책이름이어도 더없이 알차며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이지. 들판에서 들꽃을 아끼며 들꽃 품에 안겨 들놀이를 누리는 아이는 다른 잘나거나 이름난 공주는 내키지 않고, 수수하면서 짙푸른 ‘들꽃’이란 이름이 마음에 든다지. 틈날 적마다 다시 읽으며 가슴이 찌르르 울리는 아름그림책이다. 2020년 돌림앓이로 고단한 큰고장 이웃님하고 이 그림책을 함께 읽으면서 노래하고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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