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들의 밤 그림책이 참 좋아 13
이수지 그림 / 책읽는곰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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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66


《토끼들의 밤》

 이수지

 책읽는곰

 2013.8.26.



  구멍난 버선을 아무렇지 않게 꿰고 다닙니다. 집에서야 늘 맨발에 맨손입니다만, 바깥에 나갈 적에는 발에 버선을 꿰는데 구멍이 났건 튿어졌건 대수롭지 않습니다. 얇은 천조각이 발바닥을 보드라이 감싸 주기에 고맙다고 여겨요. 스무 해 넘게 두른 옷가지라 솔기가 터지곤 하는데, 터진 솔기는 터진 대로 둡니다. 스무 해를 둘렀건 마흔 해를 건사했건, 옷 한 벌은 오롯이 옷일 뿐, ‘솔기 터진 옷’이 아니거든요. 구멍난 옷처럼 ‘구멍난 몸’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이 구멍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몸에서 이곳에 구멍이 있구나, 좀 아프구나, 이렇게 느끼면서 이 아픈(구멍난) 몸을 한결 따사로이 사랑하는 길을 헤아리지요. 《토끼들의 밤》은 토끼하고 밤을 보내는 얼음장수 이야기를 다룹니다. 토끼가 얼음을 즐길는지 안 즐길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토끼도 사람처럼 이 별에서 살아갑니다. 이 별은 토끼도 돼지도 새도 살아가는 터예요. 사람들은 나라를 가르고 ‘내 땅’이라며 금을 긋지만, 푸른별 다른 목숨붙이는 어느 누구도 ‘나 혼자 살 땅’으로 가르지 않아요. 숲에 토끼만 있다면 그곳은 풀잎이며 열매가 안 남아나서 다 괴롭겠지요. ‘토끼지킴터’를 따로 두는 사람들인데, 큰고장은 어쩌면 ‘사람지킴터’이지 않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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