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살다, 책에 산다 - 온 나라 책공간 탐구서
책마을해리 엮음 / 기역(ㄱ)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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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책으로 삶읽기 600


《지역에 살다, 책에 산다》

 책마을해리 엮음

 기역

 2019.5.9.



〈검은책방흰책방〉은 아무런 연고가 없는 광주에 내려와, 문학을 함께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 만든 책방이지만, 지금은 글을 쓰는 이들이 사랑하는 공간이 되었다. (29쪽)


“책방을 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다른 지역에는 예쁜 책방들이 많은데, 그럼 우리가 책방을 만든다면 어떤 색깔을 품어야 할까, 생각해 봤어요.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라는 결론에 도달했죠.” (36쪽)


“책방을 운영하면서 마음 아픈 순간이 있다면 어른들이 갖는 그림책에 대한 편견을 마주할 때예요. 그림책은 부모가 아이에게 읽어 주는 책이고, 아이들만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그림책에는 인생이 함축되어 있어요.” (55쪽)


어느 한 노선을 정하지 않더라도, 그저 내가 위로 받은 책, 내가 도움 받은 책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필요로 하는 모든 이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를 취급한다. 그야말로 만물책방이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서점, 〈잘 익은 언어들〉에서 당신이 찾던 책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115쪽)



《지역에 살다, 책에 산다》(책마을해리 엮음, 기역, 2019)를 마을책집에서 장만해서 읽었다. 읽으면서 자꾸 허전하다가 끝이 났다. 뭔가 이야기가 나올 만하지 싶더니 끝이 난 셈일까. 무엇보다도 이 책은 ‘누가’ 어디에서 왜 어느 곳으로 찾아갔느냐 하는 알맹이부터 빠졌다. 어떤 뜻으로 어떠한 곳을 찾아가서 무슨 말을 듣고 나누려 하는가 하는 줄거리도 빠졌다. 인터뷰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고, 방문기인지 아닌지 알쏭하다. 서둘러 엮은 티가 나고, 엉성하게 맺은 모습이 가득하다. 조금 더 따져 본다면, ‘마을하고 책을 잇는 징검다리나 실타래나 이야기’를 갈무리하지 못했구나 싶다. 다 다른 책터가 다 다른 책집이나 책숲으로 마을에 흐르는 결을 느긋하게 돌아보려 했다면, 사뭇 다른 책이 태어났으리라 본다.


마을에서 사는 ‘먹물 아닌 마을사람’은 ‘마을’이란 이름을 쓴다. 서울에서조차 요새는 일본 한자말 ‘동네’를 안 쓰고 ‘마을’로 바뀐다. 그런데 ‘마을사람 아닌 먹물’은 하나같이 ‘지역’이란 한자말을 쓰려 한다. 모든 말마디를 추스르기 어렵더라도, 앞세우는 말 한 마디는 찬찬히 생각하면 좋겠다. 첫이름을 어떻게 지어서 부르느냐부터 길이 갈리지 싶다. 마을스럽게, 숲이 일렁이는 고을답게, 숲에서 얻은 나무로 일군 책터스럽게, 큰고장이건 시골이건 싱그러이 춤추는 하늘같은 숨결이 흐르기를 바라는 뜻답게, 마을책하고 마을책살림을 노래하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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