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안녕 보림 창작 그림책
김동수 글.그림 / 보림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2


《잘 가 안녕》

 김동수

 보림

 2016.10.1.



  자전거로 국도라는 길을 달릴라치면, 언제나 길죽음 짐승을 만납니다. 짐승주검이 길가에 있다면 자전거를 멈추어 풀밭으로 옮기지만, 국도에서 치어죽은 숲짐승은 으레 찻길 한복판에 있기에 끝없이 치이고 밟혀 그만 납짝쿵이 되기 일쑤입니다. 씽씽 달리는 자동차가 안 끊어지니 안쓰러운 주검을 풀밭으로 못 옮겨요. 자가용을 달리는 분이라면 덩치가 커다란 짐승이 치이거나 밟히는 모습을 볼 테지요. 그런데 자전거를 달리거나 두 다리로 걷노라면, 시골자락에서는 나비 사마귀 메뚜기 뱀 개구리 두꺼비 …… 작은 멧새가 치이거나 밟혀서 죽은 모습을 수두룩하게 마주해요. 풀벌레하고 새도 어마어마하게 치어죽어요. 《잘 가 안녕》은 길죽음을 맞이한 여러 숨결을 고이 건사해서 앞으로 새몸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할머니 손길을 보여줍니다. 큰고장 한켠에서 수레를 끌고 길가에서 미는 할머니이니 짐승주검을 만날 만하고, 건사하기도 할 테지요. 길죽음이란 ‘빨리’ 탓이요, 이웃을 눈여겨보지 않는 탓이에요. 사람인 이웃도, 숲짐승이란 이웃도, 풀벌레랑 새라는 이웃도 헤아리지 않기에, 적잖은 사람들은 자가용을 몰며 여러 이웃을 치고도 ‘친 줄 모릅’니다. 길은 어떤 곳일까요? 찻길을 줄이고, 자가용에서 내리면 좋겠어요.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