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2.


《뭇별이 총총》

 배영옥 글, 실천문학사, 2011.1.12.



아이하고 주고받는 말은 언제나 노래라고 느낀다. 큰아이가 스스로 제 말을 수첩이며 종이에 옮길 수 있는 때부터 큰아이 말을 수첩에 옮기지 않았다. 이때부터는 “그래! 그렇구나! 그 느낌하고 말을 네가 손수 종이에 적어 보렴.” 하고 들려주었고, 큰아이는 마음에서 터져나온 말에 살을 살짝살짝 입혀서 한결 깊고 넓게 이야기꽃을 지어냈다. 이제 시집이 참 많이 나온다. 누구나 시를 쓸 만한 때가 무르익는다고 느낀다. 이 많은 시집을 다 장만해서 읽지는 못하지만, 보이면 보이는 대로 누구 시집이든 읽어 보는데, 참으로 웬만한 시집이 재미없구나 싶다. 《뭇별이 총총》을 읽고 덮으면서도 섭섭하더라. 왜 시를 안 쓰고 겉멋을 부릴까. 왜 노래를 안 부르고 감추기를 할까. 일본 한자말이나 번역 말씨를 잔뜩 뒤섞다가 영어를 곁들이는, 그런 겉멋질만 얄궂지 않다. 무슨 이야기를 마음에서 터뜨려서 활짝 피우려고 하는가를 모르겠다. 이야기가 없이 뼈대만 있달까. 줄거리가 없이 껍데기만 있달까. 문학상을 받았다는 시도, 갑자기 이름이 떠오른 시도, 여기저기에서 심사위원도 하고 교수도 하고 방송도 하는 이들이 쓰는 시도, 하나같이 틀에 박혔구나 싶다. 어른이란 몸이어도 얼마든지 마음으로 꽃봉오리 터뜨리며 노래할 만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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