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65


《까만 새》

 이오덕 글

 최종규 엮음

 아리랑나라

 2005.5.25.



  이오덕 어른은 여린 분이지 싶습니다. 아무리 거짓말을 일삼는 이라 해도 눈물을 보이면 “에그, 됐소.” 하면서 넘어가기 일쑤였다고 느낍니다. 1970∼80년대에 참 많은 출판사가 글삯을 떼어먹거나 인지를 안 붙이고 몰래 팔거나 발행부수를 속이거나 했다더군요. 이오덕·권정생 님 책만 이렇게 했을까요? 이오덕 어른은 마지막으로 어느 출판사를 믿으려고 했으나, 이곳 편집자가 말없이 어른 글을 백쉰 군데 넘게 고치고는 알리지 않고, 바로잡으라 얘기했는데 바로잡지도 않고, 《일하는 아이들》도 어른 뜻하고 다르게 엮어서 몹시 슬퍼하셨다고 합니다. 믿을 출판사가 끝내 하나도 없다고 여긴 어른은 먼저 《일하는 아이들》부터 손수 펴내려고 생각하면서 ‘아리랑나라’란 이름을 지어 출판사를 냈습니다. 그러나 몸져누우며 끝내 ‘아리랑나라’ 책을 못 펴내셨어요. 사람들이 이오덕 어른을 ‘우리말 사랑이’로만 알기 일쑤라 ‘어린이문학 사랑이’라는 대목을 제대로 알리고 싶어 1974년에 처음 나오고 사라진 동시집 《까만 새》를 ‘아리랑나라’ 이름으로 살려냈습니다. “까만 새”는 멧골아이가 바라보는 멧새이면서 멧골아이 모습이요, 멧골아이를 사랑하는 멧골어른 눈빛이자 숨결입니다. 까만 새가 까만 밤을 밝힙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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