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61


《파파라기》

 에리히 쇼이어만 글

 두행숙 옮김

 둥지

 1981.10.31.



  《빠빠라기》란 이름으로 1990년에, 또 2009년에, 마치 바람을 몰듯 다시 나와서 읽힌 책이 있습니다. 2020년 즈음을 맞아 새삼스레 읽힐 만할까 모르겠는데요, ‘현대 물질문명 돌림앓이’가 들불처럼 퍼지는 이곳에서 이 책을 곰곰이 되읽으면서 오늘 이 삶자리를 차근차근 짚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서, 쓰고, 버리고, 또 사서, 또 쓰고, 또 버리기를 되풀이하는 오늘날은 이 별을 망가뜨리면서 우리 스스로 죽음길로 내모는 짓이에요. 사람이 날마다 누는 똥오줌조차 땅한테 돌아가지 못하는 판이요, 사람이 날마다 버리는 쓰레기는 땅을 더럽히기만 합니다. 나라일꾼이나 살림일꾼은 이 얼개를 사랑으로 추스를 낌새가 없어 보입니다. 목돈을 더 들여서 더 때려짓고 더 때려부수려는 삽질로 자꾸 흘러요. 더구나 배움터라는 곳은 수업·입시 틀에 갇힐 뿐,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손수 하루를 지어 스스로 살림을 가꾸는 배움길하고 동떨어져요. 정치 우두머리도 그렇지만 교육부 벼슬아치도 ‘개학을 4월로 미뤘는데 더 미루느냐 마느냐’만 따질 뿐, ‘이제는 무엇을 배울 때인가’를 되새기지 않아요. 그나저나 1981년에 진작 《파파라기》란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파파라기·빠빠라기’는 ‘하늘을 찢는 이·별을 부수는 이’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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