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19.12.31. 삶빛


어릴 적부터 둘레 어른이 ‘전통·전통적’이라 말하면 뜬구름을 잡는 말로 들렸습니다. 사전을 아무리 뒤져도 종잡기 어려우며, 이 말을 들려준 어른한테 여쭈어도 뾰족하게 풀이해 주지 못했습니다. 한국말사전은 ‘전통적(傳統的)’을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으로 풀이하고, ‘전통(傳統)’을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지난 시대에 이미 이루어져 계통을 이루며 전하여 내려오는 사상, 관습, 행동 따위의 양식”으로 풀이합니다.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에서 ‘-로부터’는 일본 말씨입니다. 그런데 “이어져 내려오는”은 겹말풀이예요. 뜻풀이를 새삼스레 곱씹으며 생각합니다. 우리는 ‘삶’이나 ‘살림’이라 하면 됩니다. ‘오래된·예스런’이나 ‘오래오래·예전·두고두고’라 할 만하면서 ‘묵은·낡은’이기도 하고, ‘판박이’나 ‘널리’나 ‘수수하다·여느’이기도 하다가 ‘버릇·길·넋·숨결’이기도 해요. 여러 쓰임새를 짚다가 깨닫습니다. 우리는 때랑 자리에 맞게 다 달리 쓰던 말씨를 스스로 잃거나 셈이에요. 그리고 삶을 담은 빛나는 말씨를 스스로 잊은 셈이기도 하더군요. 이제는 삶빛을 찾는 길을 가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잇다·내려오다·이어지다·이어가다·물려주다·물려받다 ← 전통적 ㄱ

오래되다·오래오래·오랜·옛·옛날·예스럽다·예전 ← 전통적 ㄴ

묵은·해묵은·케케묵은·낡은·고리타분 ← 전통적 ㄷ

판박이·판에 박히다·틀박이·틀에 박히다 ← 전통적 ㄹ

여태·여태껏·이제껏·그동안·누구나·으레·모두 ← 전통적 ㅁ

널리·모름지기·그냥·다들 ← 전통적 ㅂ

그냥·여느·수수하다 ← 전통적 ㅅ

버릇·길·숨결·숨·숨빛·빛·넋·얼 ← 전통적 ㅇ

살림·삶·살림길·삶길·삶넋·살림넋·삶빛·살림빛 ← 전통적 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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