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38


《영어의 탄생》

 사이먼 윈체스터 글

 이종인 옮김

 책과함께

 2005.4.25.



  낱말을 모아서 엮은 꾸러미인 사전이라는 책을 짓는 길은 혼자 걷습니다. 둘이나 셋이 걷지 않습니다. 사전 지음이 곁에 여러 사람은 거들 뿐,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해내어야 비로소 사전이라는 책이 태어납니다. 사전이란 책을 여럿이 짓지 못하는 까닭이라면, 여럿이 뜻풀이를 하거나 보기글을 붙이면 뒤섞이거든요. 돌림풀이나 겹말풀이가 불거지고, 비슷한말이 어떻게 비슷하지만 다른가를 가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사전을 제대로 짓는 발자국이 매우 얕고 짧아서 이러한 얼거리를 처음부터 읽지 못했고 아직도 헤맵니다. 《영어의 탄생》은 얼마 못 읽히고 잠들었다고 합니다. 이 나라에서 영어를 배우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시피 하다지만, 막상 이 영어라고 하는 말이 어떤 길을 걸었고, 영어가 오늘날처럼 이래저래 ‘자라거나 퍼진’ 발판이 된 영어사전을 헤아리는 눈길은 그야말로 없다시피 하다지요. 그냥 나오는 말이란 없습니다. 삶에서 비롯합니다. 우리가 짓는 하루가 고스란히 말이 됩니다. 스스로 짓는 삶이면 스스로 짓는 말이요, 사들이거나 받아들이는 삶이면 다른 나라 말씨를 그대로 따르거나 받아들이는 몸짓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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