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지 않으면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서한얼 지음 / 보림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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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52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서한얼

 보림

 2010.5.10.



  해마다 신을 새로 장만합니다. 우리 집 어린이는 발이 자라기에 새 신을 뀁니다. 저는 신바닥이 다 닳아서 구멍이 나기에 새 신을 꿰어요. 아이들은 뛰어다니기 좋은 놀이신을, 저는 고무신을 장만하지요. 셋이서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에서 내리니 구린 냄새가 훅 끼칩니다. 소독약 냄새에 곳곳에서 삽질을 하며 날리는 시멘트가루 냄새입니다. 자동차 냄새도 가득하고, 머리를 지지고 볶는 곳에서 퍼지는 냄새에다가, 튀기거나 굽는 냄새도 어수선합니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이 모든 냄새가 고이면서 숨막히겠네 싶어요. 바람이 불기에 자잘한 냄새가 잦아들면서 새봄을 맞이하려는 잎내음하고 풀내음이 어루만져 주는구나 싶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보금자리 숲바람을 마시니 개운할 뿐 아니라 모든 앙금이 사라지는구나 싶어요. 《바람이 불지 않으면》에 나오는 어린이는 오늘날 숱한 어른들 같습니다. 비가 오면 비를 미워하고, 눈이 오면 눈을 싫어하며, 돌개바람이 들면 돌개바람을 나무라지요. 여름에는 해를 꺼리고, 겨울에는 구름을 손사래치지요. 왜 이렇게 해야 할까요? 모든 숲님은 저마다 다르게 우리를 보듬는데, 우리는 어디를 어떻게 쳐다볼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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