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시렁 222


《포장마차》

 이상무

 자유시대사

 1988.3.1.



  포장마차에서 곁밥도 없이 소주 한 잔 마시는 살림이면서 골프를 하며 느긋하게 노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 있을 수 있겠지요. 만화를 그린 이상무 님은 전두환 군사독재가 춤추던 무렵 잡지 〈만화광장〉에 싣던 토막만화를 그러모아서 1988년에 《포장마차》란 이름으로 내놓습니다. 이러다가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골프 만화를 선보였고, 2011년에는 조갑제란 이가 쓴 글을 바탕으로 《만화 박정희》를 그렸습니다. 한 사람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느냐고 고개를 갸우뚱할 만합니다. 그런데 이상무 님 스스로 그린 《포장마차》에 나오는 ‘투사’를 등치려던 일제강점기 앞잡이라든지, 투사인 할아버지를 속인 손녀라든지, ‘복서’가 앞뒤 다른 말이랑 몸짓으로 포장마차 일꾼 마음에 칼을 꽂은 일이라든지, 얼마든지 ‘돈·이름·힘 앞에 무릎을 꿇고서 얼빠진 끄나풀이 되기도 해요. 그러고 보니 《포장마차》 마지막에 나오는 이야기는 ‘끄나불’입니다. 스스로 오롯이 서지 않으면 앞잡이가 되고 말아요. 스스로 수수한 이웃하고 어울리지 않으니 ‘박정희 끄나풀’이 되어 삶하고 동떨어지고, 어느덧 만화님 스스로 꽃길을 어지럽히는 걸음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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