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15.


《무지무지 힘이 세고, 대단히 똑똑하고, 아주아주 용감한 당글공주》

 임정자 글·홍선주 그림, 문학동네, 2018.1.5.



이틀을 바깥에서 묵으며 생각한다. 시골이든 서울이든 너그럽거나 따뜻한 사람은 언제 어디에서라도 너그럽고 따뜻하다. 차갑거나 딱딱한 사람은 어느 곳 어느 때에서든 차갑고 딱딱하다. 수원역 건너켠 안골에 길손집이 많고, 서울보다 값이 눅으면서 널찍하다. 그런데 술 마시고 떠드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또 새벽까지 어찌나 시끄러운지, 게다가 담배 태우고 아무 데나 던지는 사람은 또 얼마나 드글거리는지, 여러모로 놀랐다. 나중에 길그림을 보니 이곳을 ‘수원 로데오거리’라 하던데, ‘로데오’란 뜬금없는 이름을 붙이는 곳은 다 이럴까? 책이름이 긴 《무지무지 힘이 세고, 대단히 똑똑하고, 아주아주 용감한 당글공주》가 새옷을 입고 나왔다. 굳이 이런저런 꾸밈말을 길게 달아야 했을까 싶지만, 이 책이 처음 나오던 무렵을 떠올린다면 그때에는 그럴 만했겠구나 싶다. 다만 이제는 이 긴 이름을 모두 덜고서 ‘당글이’라고만 하는 길이 나을 듯하다. 공주도 왕자도 아닌, 수수한 순이하고 돌이가 새롭게 그리고 짓는 이 나라 앞길을 찬찬히 들려주면 될 테니까. 이제는 참말 그렇다. 깨인 가시내가 부쩍 늘었고, 씩씩하고 듬직한 아줌마가 매우 많은데, 사내도 제대로 마음을 깨우고, 따사로우며 슬기로운 아저씨가 되어야지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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