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10.


《꽃으로 만든 소시지》

 오드랑 글·스테파니 블레이크 그림/이주영 옮김, 책속물고기, 2012.12.15.



부엌일이며 집안일을 아이들한테 살살 나누어 준다. 아이들은 이 일 저 일 척척 해내곤 하지만 곧잘 잊거나 지나친다. 이럴 때마다 나는 모르는 척 지켜본다든지 부드럽게 달래면서 다시 처음부터 하나하나 짚거나 알려주어야겠지. 요새는 읍내로 저자마실을 다녀올 적마다 아이들이 짐을 꽤 덜어 주니 매우 홀가분하다. 그런데 오늘은 읍내로 가는 시골버스가 꽤 사납고 라디오도 엄청 크게 틀었네. 읍내에 닿으니 큰아이가 “오늘 냄새도 너무 나고 거칠고 힘들었어요.” 한다. “엊그제 순천 다녀올 때하고 달랐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면 될까? 저 아저씨는 왜 저렇게 몰지 하고 짜증을 낼래, 아니면 가만히 노래를 읊거나 아저씨한테 ‘좀 천천히 몰아 주셔요’ 하고 말할래?” 《꽃으로 만든 소시지》를 책꽂이에서 찾아내어 되읽는다. 엊그제 읽은 ‘박완서를 꽃으로 말한다는 조선일보 기자 책’을 놓고서 구시렁대지 말고, ‘꽃을 꽃답게 말하는 고운 책’을 가슴에 품자고 생각한다. 고기를 안 먹는 아이를 좋아하는 ‘소시지 가게 아이’가 마음앓이를 하다가 두 사람이 슬기롭게 풀어내는 멋진 이야기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꽃이란 노래이다. 노래는 꽃이 된다. 꽃이랑 사랑이다. 사랑은 꽃이 된다. 우리가 걸을 곳은 꽃길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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