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31.


《구름공항》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 베틀북, 2002.7.25.



겨울에 가득한 구름은 참으로 겨울이로구나 하고 알려준다. 겨울구름에 바람이 살짝 불어도 춥다. 여름에 그득한 구름은 더없이 여름이네 하고 밝힌다. 여름구름에 바람이 가볍게 흐르면 시원하다. 저 구름은 왜 하늘에 있을까. 그러나 높직한 멧봉우리에 오르면 구름이 발밑에 있네. 높이높이 올라서 구름을 내려다보면 폭신한 놀이터 같네. 아스라이 옛날에는 누구나 구름에 눕거나 앉아서 쉬지 않았을까. 착한 마음을 잊거나 참된 숨빛을 잃으면서 구름하고 멀찍이 떨어진 채 걸어다니기만 하는 몸이 되지 않았을까. 《구름공항》이 처음 한국에 나올 무렵에는 몰랐다가 판이 끊어진 뒤에 알았다. 오래도록 찾아볼 길이 없다가 2017년에 새롭게 나온다. 구름이 머무는 나루를 보여주고, 구름을 타고다니는 나루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가 예전에 누구나 누리던 삶을 문득 떠올리기에 이렇게 구름나루를 그림으로 빚지 않았을까. 그러고 보면, 바다나루도, 땅밑나루도, 별빛나루도 있을 테지. 구름이 없이 바람을 타는 바람나루도 있지 않을까. 무지개를 타는 무지개나루도 있겠지. 어느덧 사람들은 뱃나루에 기차나루에 버스나루에 길들면서 구름나루도 별빛나루도 무지개나루도 까맣게 놓아 버린 셈 아닐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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