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꼬불꼬불 옛이야기 2
서정오 지음 / 보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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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3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서정오 글

 한지희 그림

 보리

 1997.4.25.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는 누구나 마음껏 말할 수 있을까요? 힘이나 이름이나 돈이 없는 사람이 하는 말이든, 힘이나 이름이나 돈이 있는 사람이 하는 말이든, 위아래를 가르지 않고서 담아내는 판이 있을까요? 몇몇 사람 목소리만 불거지는 나라는 아닐까요? 주먹힘이나 이름힘이나 돈힘을 거머쥔 이들 목소리만 외곬로 틀어대어 우리 귀를 길들이려는 판은 아닐까요? 옛날 옛적 임금님 으르렁이 사납게 몰아치던 때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느 목소리나 시골 목소리는 숨통을 못 트지는 않을까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는 임금님 말만 따라야 하던 지난날 모습을 그립니다. 여느 사람은 목소리를 낼 힘이 없던, 여느 사람은 스스로 하고픈 대로 할 수 없이 억눌리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옛이야기라고만 하기는 어려워요. 요즈음도 ‘있는 이’나 ‘거머쥔 이’ 목소리가 드세거든요. 더욱이 어린이 목소리는 어른 목소리에 눌리거나 밀리곤 합니다. 앞으로 이런 힘판을 누가 바꾸어 낼 만할까요. 너른 이야기판으로 나아가는 길은 언제 열 만할까요. 어깨동무하는 노래판을, 사랑스레 오가는 수다판을, 알뜰살뜰 살림을 여미는 놀이판을 언제쯤 지어낼 만할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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