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
조예슬 지음 / 느림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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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90


《새옷》

 조예슬

 느림보

 2019.3.4.



  우리가 입은 옷은 우리 몸입니다. 우리 몸뚱이는 우리 넋이 입은 옷입니다. 우리가 입는 옷은 우리를 드러내는 몸입니다만, 몸은 마음도 넋도 숨결도 아닙니다. 그저 겉눈으로 보이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옷차림이 이뻐서 만날까요? 때로는 이쁜 옷차림이 좋아서 만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이쁜 옷차림이 좋아서 사귀는 사이는 얼마나 오래 깊이 즐겁게 나아갈 만할까요? 놀이동무라면 옷차림을 보지 않습니다. 놀이동무를 지나 마음동무가 되면 옷차림은 더더구나 따지지 않습니다. 마음동무를 지나 허물없는 둘이 될 적에는 옷차림은 아예 보이지 않아요. 오직 마음을, 넋을, 숨결을, 눈빛을 볼 테지요. 《새옷》은 온누리 가시내가 짊어져야 한 겉몸을 다룹니다. 이 땅에서 뭇사내는 뭇가시내한테 어떤 옷을 입혔을까요? 어떤 사슬을 채우고, 어떤 굴레를 씌우며, 어떤 주먹다짐을 했을까요? 그리고 뭇사내 스스로 어떤 사슬을 차고 굴레를 쓰며 주먹다툼을 벌였을까요? 헌옷은 실을 풀어서 새롭게 짤 수 있습니다. 헌책은 오랜슬기를 길어올리며 새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제 서로서로 따습게 어루만지며 어깨동무할 새몸으로, 새빛으로 깨어날 때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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