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교사 : 모름지기 교사란 이름을 쓰려면, 똑같이 말하는 사람이 아닌, 늘 다르면서 새롭게 마주하도록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다 다른 학급을 돌면서 다 같은 교과서나 문제집이나 책을 펴서 다 똑같은 강의나 수업을 펴는 이라면 교사가 아니라 기계라고 해야겠지. 또는 종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같아 보이지만 다르고 새로운 길’을 우리가 스스로 알아차려서 하나하나 배우고 익힌 끝에 깨닫는 자리로 가도록 차근차근 이끌 줄 알기에 교사라는 이름을 붙일 만하다고 여긴다. 교원자격증을 따면 ‘자격증 딴 사람’일 뿐, ‘자격증을 따서 달삯쟁이 노릇을 할 수 있는 사람’일 뿐, 아직 교사일 수 없다. 교사는 자격증이 아닌 슬기로운 눈빛으로 마음을 밝혀서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사람이다. 1991.6.7.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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