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명원 화실 비룡소 창작그림책 35
이수지 글 그림 / 비룡소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책으로 삶읽기 544


《나의 명원 화실》

 이수지

 비룡소

 2008.12.26.



‘그래, 훌륭한 화가가 되려면 진짜 화가를 만나야 하는 거야!’ (6쪽)


나는 내가 얼마나 그림을 잘 그리는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학교에서 그린 것을 똑같이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11쪽)


나는 아주 자랑스러웠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아직도 크레파스로 ‘가을 운동회’나 ‘공룡 시대’를 그리고 있는데, 나는 물감으로 ‘수채 정물화’를 그린다 이겁니다. (28쪽)



《나의 명원 화실》(이수지, 비룡소, 2008)을 읽는데 마무리가 어영부영.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하는 이야기가 없이 덩그렁. ‘그래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길을 걸을 수 있었는데?’ 하는 대목은 싹둑. 김이 샌다. 스스로 더 밝히거나 말할 수 없는 어린 날이라면 스스로 제대로 밝히거나 찬찬히 말할 만한 나중에 그릴 노릇이겠지. 이 책으로만 본다면 그린님은 겉멋으로 붓을 쥔 셈이고, 그 겉멋을 내내 품으며 사는 셈이지 싶다. 겉멋이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다. 멋에는 겉멋하고 속멋이 있으니까. 다만 속멋을 읽으며 나누는 기쁨이 없이 붓을 쥔다면, 이 그림에 무엇이 남고 어떤 씨앗을 심을 만한가를 생각해 보면 좋겠다. 우리는 왜 그림을 그리고 읽는가? 남한테 잘 보이려고 그리거나 읽는가? 큰상을 받아서 큰이름을 떨치려고 그림을 그리거나 읽는가? 우리를 둘러싼 숱한 이야기를 찬찬히 담아내어 즐겁게 얼크러지면서 새롭게 웃음짓는 길에 서면서 붓을 쥐는 그림이 아니라면, 좀 덧없거나 밍밍하지 싶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