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1.23.


《Field Guide to Knitted Birds》

 Arne Nerjordet·Carlos Zachrison 지음, Search Press Ltd, 2017.3.23.



보름을 기다려 책 하나를 받다. 보름을 기다린다니 오래 기다린 셈일까? 오늘날로 친다면 오래 기다렸겠지. 그렇지만 고작 서른 해쯤 앞서만 해도 보름뿐 아니라 달포쯤 기다려서 책을 받기도 했다. 더구나 한국에서 날아온 책이 아닌 이웃나라에서 배를 타고서 찾아왔지 싶다. 뜨개순이로 즐겁게 놀고픈 큰아이가 바라던 《Field Guide to Knitted Birds》를 넘긴다. 작은아이도 앞으로 뜨개질을 익히면 누나한테서 바늘놀림을 물려받을 수 있겠지. 아르네 아저씨하고 카를로스 아저씨 두 분이 뜬 ‘새’는 두 분이 사는 집에서 마주하는 이웃이란다. 두 아저씨는 늘 이웃으로 지내는 뭇새를 가만가만 바라보면서 뜨개질로 옮겼다고 한다. 그렇다. 모두 그렇지. 옷에 넣은 무늬뿐 아니라 그림에 담는 빛깔도 언제나 우리 둘레에 모두 흐른다. 우리를 둘러싼 터전을 차근차근 바라보기만 하더라도 뜨갯거리에 글쓸거리에 그림감에 사진감에 줄줄이 흐르리라. 곁님이 이모저모 도와서 코를 잡거나 세는 길을 하나하나 익힌 큰아이는 ‘새 뜨개’를 열넷이던가 열일곱을 마련하려 한단다. 날마다 조금씩 뜨면서 ‘새 뜨개’를 누구한테 드릴는지 즐겁게 그린다. 뜨개책을 빚은 두 아저씨도 ‘나누려는 마음’으로 바늘을 놀렸으리라. 함께하고 같이하면서 활짝 웃는 노래를 즐기고 싶기에 오늘도 곁에 뭇새가 찾아오리라.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