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17.


《싸워도 우리는 친구》

 이자벨 카리에 글·그림/김주영 옮김, 다림, 2016.3.18.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도 쌀을 씻을 생각을 안 한다. 오늘 하루 무엇을 스스로 배우며 익힐는지도 그리지 않는다. 날마다 들려주어도 날마다 잊어버리는 이 마음이란 무엇일까. 어제하고 똑같이 하루를 보내려는 몸짓이겠지. 스스로 짓는 재미난 살림을 아직 떠올리지 못하는 모습이겠지. 이럴 때일수록 나부터 한결 차분하게 마주하자고 생각한다. ‘해주기’에 길들지 않도록, ‘손수짓기’에 마음을 쓰도록, 더욱 찬찬히 바라볼 노릇이라고 여긴다. 그림책 《싸워도 우리는 친구》를 원주 마을책집 〈터득골북샵〉에서 만났다. 2016년에 진작 이 그림책이 나왔네? 그린님 이자벨 카리에 님 다른 그림책을 반가이 만난 적이 있는 터라 얼른 손이 갔다. 여러 벌 혼자서 읽었고, 책에 적힌 옮김말을 손질했다. 원주에서 고흥으로 잘 들고 돌아왔으며 아이들이 스스로 읽고 생각하도록 이끈다. ‘까맣게 피어나는 기운’이 무엇인지, 이 까만 기운은 누가 일으키는지, 또 이 까만 기운을 누가 걷어낼 수 있는지, 이 까만 기운 저켠에 무엇이 있는지, 아이들은 아마 스스로 알 테지. 스스로 알면서 잊을 수 있다. 어버이나 어른이란 자리라면, 바로 이 대목에서 넌지시 짚고 부드러이 달래면서 차곡차곡 알려주며 노래하는 길이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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