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8.21.


《아이들은 왜 그림을 그릴까》

 매릴린 JS 굿맨/정세운 옮김, 책과함께어린이, 2019.4.30.



작은아이하고 읍내마실을 다녀오는 사이에 큰아이가 물감그림 여섯 자락을 그려 놓는다. 새삼스럽게 곱다고 느끼면서, 붓을 쥐며 그림을 누린 숨결을 헤아린다. 날마다 신나게 그림놀이를 즐기는 큰아이가 피워낸 꿈자락을 그림으로 돌아본다. 이러며 생각한다. 《아이들은 왜 그림을 그릴까》라는 책에서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뿐 아니라 즐기는 까닭을 찬찬히 짚는데, 거꾸로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자, “어른은 왜 그림을 안 그릴까?” 어른이 되면 왜 “스스로 전문가로 여기는 이를 빼놓고는 그림을 안 그리려 할까?” 돈으로 사고팔거나 예술이 되도록 할 뜻으로 붓을 쥔다면 재미없다. 오늘 하루를 기쁘게 맞이해서 새로운 사랑으로 지피고 싶다면 붓을 마음껏 쥐고 얼마든지 이야기를 짓는구나 싶다. 어른이 그림을 안 그리거나 못 그린다면, 까닭이란 참 쉽다. 어느새 마음자리에서 꿈이 시들거나 사랑이 메마른 탓이리라. 꿈이 푸르거나 사랑이 파랗다면, 푸른 꿈이랑 파란 사랑이 숲빛이랑 하늘빛으로 어우러진다면, 아이도 어른도 홀가분하게 붓을 쥐어 그림을 짓는다고 느낀다. 글붓을 쥐기에 글을 쓰고, 그림붓을 쥐기에 그림을 그린다. 하루를 짓는 손길로 이야기를 짓고, 사랑을 짓는 눈길로 꿈을 짓는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