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4.21.


《산이 울다》

 거수이핑 글/김남희 옮김, 잔, 2018.9.1.



아이들하고 과역면 망주산으로 간다. 셋이서 망주산 해원숲밭으로 갔고, 느긋하면서도 씩씩하게 염소우리 똥을 치운다. 두 어린이 모두 신나게 똥을 걷어냈고, 땀을 뻘뻘 흘리고 얼굴이 붉어져도 기운을 냈다. 즐겁게 일을 마친 뒤에는 염소들하고 얼크러져서 놀고, 너른 숲을 뒹굴고 구르고 뛰고 달리고 넘어지고 기어오르면서 논다. 이렇게 하고서 고흥을 거쳐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꾸벅꾸벅 잠드네. 아이들이 다 씻고 나올 즈음 저녁을 차린다. 그제서야 비로소 씻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산이 울다》를 가만가만 읽으려는데, 줄거리는 고운 듯하나 옮김말이 너무 걸린다. 왜 그럴까? 왜 ‘시골 할매 할배’ 이야기를 한국말로 옮기면서 ‘시골스러우면서 투박하고 상냥한 말씨’를 쓰지 못할까? 이 책만 이러하지 않다. 오늘날 한국에서 웬만한 문학책이며 인문책이며 어린이책이며 교과서까지 온통 말치레가 넘실댄다. 말다운 말을 책에서 찾아볼 길이 없다시피 한다. 이러다 보니 예전부터 늘 생각하지만 ‘차라리 내가 쓰지!’ 하는 마음이었고, 참말로 ‘나 스스로 글을 쓴’다. 부디 아름다운 이야기를 아름다운 말로 옮기고 적고 펴고 나누는 글이웃이 늘기를 빈다. 제발. 이제는. 참으로. 미루지 말고.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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