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환자 생활 - 병원 가서 기죽지 않고 주체적인 환자 되기
버니 시겔 외 지음, 문 실버만 옮김, 김철환 감수 / 샨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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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74


《당당한 환자 생활》

 버니 시걸·요시프 오거스트

 문 실버만 옮김

 샨티

 2019.3.28.



어째서 병원들이 그토록 위험한 장소로 변질된 것일까? 우리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의료 기술이 인술을 대체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기술로 생명을 살릴 수 있을지는 모르나, 인간이 인간에게만 제공할 수 있는 보살핌과 배려를 대신할 수는 없다. (20쪽)


‘병원hospital’이라는 단어는 원래 ‘환대hospitality’라는 어휘에서 파생된 말이다 … 호텔 관리인이라면 누구나 투숙객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유치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의료 전문가들은 사람을 돌보는 방법에 대해 그들만큼도 모르는 것일까? (22, 23쪽)


치유는 삶과, 또 사랑과 관련이 있다. 치유는 온전함 혹은 신성함을 경험하는 일이며, 삶과 창조주와 하나가 되어 존재하는 것이다. 그 반면 치료는 육체와 관계가 있다. (55쪽)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난생처음 보는 것처럼 새롭고 소중하며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많은 사랑을 주고, 당신을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훨씬 덜 신경 쓰는 지혜를 알게 될 것이다. (189쪽)



  누구나 다칠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아플 수 있고, 몹시 앓다가 쓰러질 수 있습니다. 누구는 다쳤다가 말끔히 낫습니다. 어떤 이는 아파서 쓰러진 뒤에 도무지 일어나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아픈지 안 아픈지 모르는 채 가볍게 지나갑니다.


  똑같은 일이 생길 적에 왜 다른 길로 갈까요. 똑같이 다쳤어도 왜 다르게 나을까요.


  손가락이 긁혀 피가 난다며 뭘 자꾸 붙이려 합니다. 때로는 뭔가 붙이고서 일할 수 있고, 때로는 아무것도 안 붙이고 안 바른 채 저절로 낫도록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다만, 다칠 적에는 한 가지를 헤아려야지 싶어요. 다친 까닭은, 앞으로 한결 튼튼한 새살이 돋으려는 뜻이라고 말이지요.


  《당당한 환자 생활》(버니 시걸·요시프 오거스트/문 실버만 옮김, 샨티, 2019)은 오늘날 병원이 ‘사람을 반기며 따스히 맞이하는 곳’에서 차츰 멀어지는 까닭을 곰곰이 짚으면서, ‘아픈 이 스스로 왜 아프고 어떻게 낫는 길’을 갈 만한가를 밝히려고 합니다.


  그렇지요. 아플 적에는 씩씩하게 아프면 됩니다. 지치거나 힘들어서 쓰러질 적에는 신나게 쓰러져서 쉬면 됩니다. 앓아누울 적에는 마음껏 앓아누우면서 새롭게 깨어날 우리 몸을 그리는 마음이 될 수 있어요.


  아픈 모습을 그리기에 내내 아플 수 있습니다. 튼튼한 모습을 그리기에 아픈 곳을 가만히 스스로 어루만지면서 다부지게 일어설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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