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절의 지온 씨 1
오지로 마코토 지음, 김진희 옮김 / 애니북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책시렁 168


《고양이 절의 지온 씨 1》

 오지로 마코토

 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8.4.6.



  서울이라는 곳에서는 어디를 가도 자동차나 사람이 물결을 칩니다. 더없이 많은 자동차나 사람을 맞닥뜨려야 한다면, 저마다 다르면서 고운 숨결인 줄 잊곤 해요. 알뜰히 거느리는 자동차 아닌 지겨운 짐덩이가 될 만하고, 사랑스러우며 멋진 사람 아닌 ‘너무 많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좋습니다. 《고양이 절의 지온 씨》 첫걸음을 읽으면 자동차도 사람도 가게도 집도 다 뜸한, 그렇다고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만, 매우 뜸해서 찻소리나 말소리를 딱히 귀가 따갑도록 들을 일이 없는 시골에서 절간을 지키는 아가씨가 나와요. 그리고 이 아가씨가 지키는 절간에 같이 깃들면서 학교를 다니려는 아이가 나오지요. 흔히들 ‘시골은 하루가 느리게 간다’고들 하지만, 조금도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는 서울이든 시골이든 똑같이 흐릅니다. 더 빠르게 가는 곳도 느리게 가는 곳도 없어요. 그저 똑같이 갈 뿐인데, 서울에서는 우리 스스로 나를 차분히 바라볼 틈을 못 내거나 잊는 터라 그만 하루가 휑하니 지나가는 듯 느낄 뿐입니다. 시골에서는 우리 스스로 나를 차분히 바라볼 틈을 제법 낼 수 있으니 하루가 느린 듯 여길 수 있는데, 시골에서 살더라도 스스로 차분하지 않거나 바삐 몰아친다면, 이곳에서도 삶을 놓치겠지요. ㅅㄴㄹ



“이곳 사람들은 어디서 놀아?” “시골엔 아무것도 없어! 이제 금방 도착해.” (13쪽)


“절은 어떠니? 심심하지? 내가 너희들 나이 땐 시골이 아주 지긋지긋했단다. 대를 잇네 마네 하는 성가신 일은 내 대에서 끝내려 했는데, 저 애가 절에 남겠다는구나.” (78∼7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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