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

군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이튿날 찾아간 헌책집에서 《몽실 언니》란 동화책이 보여서 선 채로 책을 펼치다가 그만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누가 볼세라 구석 깊은 곳에 숨어 더 눈물지으면서 읽다가 덮었다. 더 읽을 수 없다. 얼른 책값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와서 눈물바람으로 끝까지 읽었다. 난 여태 뭘 읽고 살았지? 스물 몇 해를 살며 책다운 책을 여태 하나도 못 읽었잖아. 게다가 동화책다운 동화책을 어릴 적에 하나도 못 읽었잖아. 그래, 그러면 오늘부터 동화책을 읽자. 스물네 살 어린이로서 동화책을 읽자. 1998.1.3.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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