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재고 再考


 재고의 여지도 없다 → 다시 생각할 틈도 없다 / 되짚을 겨를도 없다

 재고할 여지가 있다 → 다시 볼 만하다 / 더 따질 만하다

 한 번 더 재고하기로 합시다 → 더 생각하기로 합시다

 그 계획에 대해 재고해 달라는 → 그 길을 다시 살펴 달라는


  ‘재고(再考)’는 “어떤 일이나 문제 따위에 대하여 다시 생각함 ≒ 갱고”를 가리킨다고 해요. “다시 생각하다”로 고쳐쓰면 됩니다. ‘되짚다’로 고쳐쓸 만하고, ‘되-’를 붙여 ‘되생각하다·되헤아리다·되살피다’처럼 쓸 만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재고’를 넷 더 싣는데 세 가지는 털어낼 노릇이고, ‘재고(在庫)’는 ‘쌓인 것’이나 ‘남은 것’으로 풀어낼 만합니다. ㅅㄴㄹ



재고(再顧) : 1. 다시 되돌아봄 2. ‘미인(美人)’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재고(在告) : [역사] 벼슬아치가 말미를 받아 집에 있던 일

재고(在庫) : 1. 창고 따위에 쌓여 있음 2. = 재고품(在庫品) 3. = 재고품

재고(齋鼓) : [불교] 절에서 일반 사람에게 식사 시간을 알릴 때에 치는 북 ≒ 운고(雲鼓)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위배하는 종교적 관습에 대해서는 재고해 봐야 한다

→ 사람답게 사는 길을 거스르는 종교란 굴레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 아름다운 삶길을 거스르는 종교란 사슬은 되짚어 봐야 한다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이형주, 책공장더불어, 2016) 234쪽


뿌리에 타격을 주는 모종법이 풀에 대해 경쟁력을 갖는다는 말도 재고해 봐야 한다

→ 뿌리를 다치게 하는 모내기가 풀보다 튼튼하게 한다는 말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 뿌리를 건드리는 모내기가 풀보다 잘 자라게 한다는 말도 돌아봐야 한다

《호미 한 자루 농법》(안철환, 들녘, 2016) 105쪽


약간 재고해 주십사 하는 곳이 있어서요

→ 살짝 되짚어 주십사 하는 곳이 있어서요

→ 좀 다시 봐주십사 하는 곳이 있어서요

《아르테 2》(오쿠보 케이/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6) 18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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