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1.27.


《별의 모래》

아메노 사야카 글·그림/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19.1.31.



어느새 작은아이는 “난 나무를 못 그려”라든지 “난 사람을 못 그려” 같은 말을 안 한다. 그리다 보니까 그린다. 이러면서도 더하기하고 빼기를 “아직 잘 못 해” 하고 말하는데, 못 한다고 여겨서 안 해 버릇하면 그대로 못 할 테고, 잘 하고 못 하고 같은 생각이 없이 그냥 날마다 하노라면 어느새 마음껏 해내겠지. 아이들은 테즈카 오사무 님 《나의 손오공》을 다시금 읽고, 나는 이 곁에서 《별의 모래》를 읽는다. 두고두고 아껴 읽으려고, 테즈카 오사무 님 다른 만화책이 언제 한국말로 나올는지 몰라 정갈히 건사했던 《나의 손오공》은 아이들 손때를 타면서 차츰 낡은 모습이 된다. 오늘 내 손에 쥔 숱한 책도 나중에 아이들 손길을 타면서 나달나달 새로운 모습이 되리라 느낀다. ‘별모래’란 별나라에서 뚝 떨어진 모래일 수 있다. 그런데 지구라는 곳부터 별이다. 이 지구에 있는 모래도 언제나 별모래이다. 지구를 찾아오는 외계인이 있듯이, 지구라는 별에서 사는 우리는 다른 별에 대면 언제나 외계인이다. 서로 다른 넋이고, 저마다 다르게 삶을 짓는 이웃이다. 스치듯 지나가면 남남이지만, 문득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면 이웃이 되고 동무도 된다. 별모래가 모래요, 모래가 별모래이듯, 모든 사람은 저마다 곱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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