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1.16.


《타인을 안다는 착각》

 요로 다케시·나코시 야스후미 글/지비원 옮김, 휴, 2018.5.28.



작은아이 털신하고 잠옷을 장만하러 순천마실을 한다. 엿새 넘게 한숨도 못 쉬는 몸이지만 ‘쉬지 못해서 고단하다’는 생각이 아닌, 늘 이렇게 하고픈 일을 하고 맡은 일감을 찬찬히 풀어냈으니, 오늘도 이 결을 헤아리면 될 노릇이라고 생각을 바꾸기로 한다. 엊저녁까지 마감이던 글을 아침바람에 눈을 부릅뜨고서 마무리를 지어 세벌손질까지 해서 보낸다. 고흥읍 가는 시골버스하고 순천 가는 시외버스에서는 《내 어머니 이야기》 네걸음을 읽고, 순천에서 작은아이 옷가지를 장만하고서 〈골목책방 서성이다〉를 들르며 장만한 《타인을 안다는 착각》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읽는다. 책이름처럼 내가 너를 안다는 생각은 ‘잘못’이거나 ‘틀렸다’고 할 만하다. 내가 어찌 너를 아는가? 네가 어찌 나를 아는가? 우리는 서로 한 가지조차 모르기 일쑤이다. 오직 하나를 안다면 ‘서로 하나조차 제대로 모른다’는 대목을 알 테지. 이리하여 신문이나 방송에서 떠들썩하게 나오는 얘기는 하나도 믿기 어렵다. 그저 지켜보거나 바라볼 뿐이다. 아이들이 뛰노는 살림도 지켜본다. 옛날에 어머니가 밥을 짓는 모습도 어깨너머로 바라보며 배울 뿐이었다. 바람을 바라보다가 스스로 바람이 되지 않고서야 바람을 알 수 없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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