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29.


《가면 여고생 하나코 1》

 오다 료 글·그림/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9.1.15.



큰아이가 저녁에 잠을 미루면서 뜨개를 한다. 곁님한테서 배운 수세미 뜨기를 한다. 처음 수세미는 이레를 걸려서 떴고, 이다음에는 하루를 걸려서 뜬다. 세 벌째에는 여러 시간을 들여서 마무리한다. 차츰 손놀림이 달라지는데, 이레 걸려서 뜰 적에는 코를 잘못 잡아서 몽땅 풀어야 할 적에 눈물을 글썽였다. 그렇지만 어쩌겠니. 코를 하나라도 빠뜨리거나 잘못 넣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걸. 밥을 할 적에도, 글을 쓸 적에도 모두 같단다. 네가 읽는 책에 틀린 글씨가 하나도 없도록, 글쓴이나 엮은이는 눈에 불을 켜고 숱하게 살피고 거듭 살피지. 《가면 여고생 하나코》 첫걸음을 읽는다. 오랜 옛날부터 이어온 집안살림을 따르며 탈(일본 옛탈)을 쓰고 다니는 하나코라는 아이가 나온다. 어린이집에서도, 초등학교에서도, 중학교에서도 늘 탈을 쓰고 다녔고, 고등학교에서도 매한가지라 한다. 탈을 쓴 얼굴이란 무엇일까. 우리 민낯이란 무엇일까. 우리 마음을 입은 몸이란, 또 이 몸으로 알거나 느낄 수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만화책에는 ‘탈을 쓴 아이’가 나오는데, 우리는 ‘옷을 입은 몸’이요, 이 몸이란 ‘마음이 걸친 옷’이기도 하다. 겉모습 아닌 속마음을 볼 수 있는가. 마음으로 깊이 파고들어 서로 만날 수 있는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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