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27.


《북북서로 구름과 함께 가라 1》

 이리에 아키 글·그림/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8.31.



어제 면소재지 철물점에 다녀오는데, 철물점 사장님이 갈치를 한 꾸러미 주셨다. 손수 잘라서 말린 감말랭이까지 한 꾸러미 주셨다. 마치 산타클로스이다. 면소재지 다른 가게에서 귤을 한 상자 장만해서 등짐에 얹었고, 이래저래 등짐이 자꾸 늘었다. 자전거를 달려 집으로 돌아오는 맞바람을 신나게 가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이들이 함께 달린 자전거요, 올해 끝자락에는 아이들이 집에서 따로 놀고 혼자 짐을 짊어지고 나르는 자전거이다. 열다섯 해를 훌쩍 넘도록 한몸이 되어 주는 자전거는 참 대단하다. 사랑스럽지. 어쩜 이리 튼튼할까. 《북북서로 구름과 함께 가라》 첫걸음을 읽는데, 만화에 나오는 젊은이는 자동차가 들려주는 목소리를 듣는단다. 자동차뿐 아니라 물건이 들려주는 말을 듣는다고 하네. 아마 이런 얘기를 만화니까 그린다고 여길 수 있을 테지만, 참말로 자동차나 전깃줄이나 영수증 종이한테 말을 걸고서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있다고 느낀다. 어디 먼나라 초능력자 얘기가 아니라, 수수한 우리도 마음을 열고 말을 걸면 연필 한 자루하고도 이야기꽃을 펴리라. 손에 쥔 책하고도 마음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셈틀이나 글판하고도, 지우개나 지우개똥하고도 얼마든지 이야기를 할 수 있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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