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3.


《소곤소곤 4》

 후지타니 요코 글·그림/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7.7.15.



목소리를 높이기에 더 잘 알아듣지 않는다. 목소리를 낮추기에 못 알아듣지 않는다. 가만히 속삭이면서 더 깊이 알아채기도 하고, 먼발치에서 마음으로 눈짓하는 동안 더 널리 알아차리기도 한다. 《소곤소곤》 네걸음을 읽는다. 마음을 읽을 줄 안다면, 아니 스스로 바라지 않더라도 옆사람 마음이라든지 돌이나 냄비나 공책이 저마다 어떤 마음인가 하고 소곤소곤한다면, 이때에 이런 소리를 어떻게 받아들일 만할까? 무엇보다도 나랑 마주하는 사람이 내가 그이 마음을 가만히 있어도 소곤소곤 들을 수 있다면, 내 앞에서 꾸밈없거나 스스럼없이 굴거나 다가서 줄까? 우리가 서로 마음을 읽을 줄 안다면, 굳이 감추거나 가리거나 속이는 일이 없겠지. 우리가 서로 마음을 읽을 줄 모르면서, 자꾸 감추거나 가리거나 속일는지 모른다. 그런데 웬만한 사람들은 왜 마음을 못 읽을까? 어쩌면 마음을 안 읽고 싶어서 스스로 꾹 닫아걸지는 않을까? 마음을 스스럼없이 읽을 줄 안다면 어쩐지 거북하거나 힘들다고 여기지는 않을까? 책이나 영화에도 마음이 흐른다. 글쓴이 마음과 영화감독 마음이 흐른다. 사람들은 책이나 영화를 ‘읽는다’고 으레 말하기는 하지만, 참말로 ‘마음읽기’로 책이나 영화를 마주할까? 겉훑기만 하지는 않을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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