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1.21.


《동무론》

김영민 글, 최측의농간, 2018.11.15.



언제나 배운다. 살아가며 배우고, 살림을 가꾸며 배운다. 사랑을 하면서 배우고, 만나고 헤어지는 동안 배운다. 밥을 차리며 배우고, 씨앗을 심거나 풀을 훑으며 배운다. 아이를 업고서 배우고, 아기 똥기저귀를 두 손으로 즐거이 갈고서 아기 밑을 씻기고 기저귀를 빨래하면서 배운다. 《동무론》은 스스로 배움길을 걷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동무’라는 낱말 하나를 바탕으로 여러 사람들 발자취를 돌아보고, 글쓴이 나름대로 생각을 기울이고 가다듬으면서 새로 깨달은 이야기를 차곡차곡 적는다. 그런데 배우는 이야기를 쓸 적에 또 배운다. 무엇을 배웠는가 하고 적는 동안 머리에서 생각이 고요히 흐르고, 배운 대목을 낱낱이 밝혀서 옮기는 동안 두 눈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초롱초롱 지켜보면서 더 배운다. 우리는 이 땅에 배우려고 태어나지 않을까?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새로 지으려고 이곳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이웃이 되며, 이곳에서 웃고 떠들고 노래하는 하루를 누리지 않을까? 배울 줄 알기에 동무 사이가 되리라. 배워서 나눌 줄 알기에 벗으로 거듭나리라. 배우는 삶을 사랑하면서 꿈꿀 수 있기에 어느덧 어른으로, 어버이로, 옹근 사람으로 서겠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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