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박색 薄色


 얼굴은 박색이지만 → 얼굴은 못생겼지만 / 얼굴은 못났지만

 그것은 천하의 박색일 것이다 → 이는 그야말로 못생긴 셈이다


  ‘박색(薄色)’은 “아주 못생긴 얼굴. 또는 그런 사람. 흔히 여자에게 많이 쓴다” 하고 사전풀이가 나옵니다. 아무래도 한문·한자 쓰기 좋아하는 이들이 이렇게 한자말을 지어서 가시내를 가리키며 썼구나 싶은데, 옛사내가 지은 한자말이겠지요. 이런 한자말은 이제 사전에서고 삶에서고 떨칠 때라고 느낍니다. ‘못생긴’이나 ‘못난’으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내 고향의 박색을 좋아한다

→ 못생긴 우리 고향을 좋아한다

→ 못난 우리 텃마을을 좋아한다

→ 못난 우리 텃빛을 좋아한다

《네 눈동자》(고은, 창작과비평사, 1988) 26쪽


박색薄色의 여자가 색을 흘리며 자오선을 지날 때

→ 못생긴 여자가 웃음을 흘리며 자오선을 지날 때

→ 못난 가시내가 웃음을 흘리며 자오선을 지날 때

《우는 화살》(고영서, 문학의전당, 2014) 71쪽


미인이건 박색이건 무슨 상관이고?

→ 이쁘건 못나건 무슨 대수이고?

→ 곱건 못생기건 무슨 대수이고?

→ 아름답건 아니건 무슨 대수이고?

《순백의 소리 16》(라가와 마리모/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7) 3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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