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귀하다 貴


 귀한 집안 → 높은 집안 / 훌륭한 집안

 귀한 걸음을 하다 → 어렵게 걸음을 하다 / 애써 걸음을 하다

 생명보다 더 귀한 것 → 숨보다 더 높은 것 / 목숨보다 더 알뜰한 것

 자동차가 귀하던 시절 → 자동차가 드물던 때 / 자동차가 뜸하던 무렵

 겉모습은 귀히 보이지만 → 겉모습은 고와 보이지만 / 겉은 높아 보이지만

 너무 귀히 자라서 → 너무 고이 자라서

 귀히 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마땅히 높이 여길 만하다


  ‘귀하다(貴-)’는 “1. 신분, 지위 따위가 높다 2. 존중할 만하다 3. 아주 보배롭고 소중하다 4. 구하거나 얻기가 아주 힘들 만큼 드물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높다’나 ‘훌륭하다’나 ‘알뜰하다’나 ‘드물다’나 ‘어렵다’나 ‘반갑다’나 ‘고맙다’나 ‘애써’나 ‘고이’로 손볼 만합니다. ㅅㄴㄹ



개울물은 날마다 줄어들어 나중에는 먹을 물조차 귀하게 되었습니다

→ 개울물은 날마다 줄어들어 나중에는 먹을 물조차 모자랐습니다

→ 개울물은 날마다 줄어들어 나중에는 먹을 물조차 적었습니다

→ 개울물은 날마다 줄어들어 나중에는 먹을 물조차 거의 말랐습니다

→ 개울물은 날마다 줄어들어 나중에는 먹을 물조차 얻기 어려웠습니다

《먼 나라 이야기섬》(송재찬, 인간사, 1987) 105쪽


이 책에 실린 생명들은 아주 귀한 것보다는 살아가면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많고

→ 이 책에 실은 숨결은 아주 드물기보다는 살아가면서 흔히 볼 수 있고

→ 이 책에 실은 숨결은 찾아보기 어렵기보다는 살아가면서 흔히 볼 수 있고

《자연이 예술을 품다, 숲속 그늘 자리》(이태수, 고인돌, 2008) 5쪽


옛날부터 꿀과 밀랍을 귀하게 여겨서 양봉가들은 대접을 받았어요

→ 옛날부터 꿀과 밀랍을 높이 여겨서 양봉가는 대접을 받았어요

→ 옛날부터 꿀과 벌똥을 살뜰히 여겨서 벌 치는 이는 대접을 받았어요

→ 옛날부터 꿀과 벌똥을 고이 여겨서 벌 치는 이는 대접을 받았어요

《꿀벌》(보이치에흐 그라이코브스키·피오트르 소하/이지원 옮김, 풀빛, 2017) 36쪽


귀한 열매가 열립니다

→ 고운 열매가 열립니다

→ 반가운 열매가 열립니다

→ 고마운 열매가 열립니다

《마음꽃 열두 달》(한태희, 한림출판사, 2017) 32쪽


하늘이 주신 선물로 가정에 받아들이고, 조롱하지 않고 귀히 여길 줄 알았어

→ 하늘이 주신 뜻으로 집안에 받아들이고, 놀리지 않고 고이 여길 줄 알았어

→ 하늘이 주신 빛으로 집에 받아들이고, 막다루지 않고 알뜰히 여길 줄 알았어

《아나스타시아 8-2 사랑의 의례》(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 한글샘, 2017) 11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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