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나처럼 비룡소의 그림동화 86
매리 홀 엣츠 글 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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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30


《바로 나처럼》

 매리 홀 엣츠

 이상희 옮김

 비룡소

 2002.11.15.



  택시를 타 보지 않은 분이라면 모르는 일이 있고, 버스를 타 보지 않은 분이라면 알 수 없는 일이 있어요. 이를테면, 택시일꾼이 뜬금없는 길로 일부러 빙 돌아서 길삯을 더 내도록 할 적이 있고, 버스일꾼이 그날 뭔 일이라도 있는지 버스를 거칠게 몰아서 멀미가 나도록 할 적이 있어요. 바가지 택시를 탄 날, 길손집에서마저 바가지값을 치르고 하룻밤을 묵기까지 하며 이렇게 얄궂은 날이 다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림책 《바로 나처럼》을 새삼스레 되읽으면서 마음이 확 풀렸어요. 아이가 상냥하게 말을 거는 몸짓을 그림책으로 지켜보면서, 아이가 숱한 이웃들하고 따스하게 어울리면서 하루를 즐기는 몸짓을 그림책으로 바라보면서, 바가지 씌우려는 몇몇 어른들은 어쩌면 어릴 적에 상냥한 벗을 사귀지 못했을 수 있고, 곁에 상냥한 짝꿍이 없을 수 있구나 싶더군요. 삶이 즐겁거나 아름답지 못하다고 느낄 적에는 바로 나부터 괴로운 나머지, 우리를 둘러싼 여러 이웃한테 그만 미운짓을 합니다. 아마 미운짓 이웃들 스스로 알 테지요. 구태어 미운짓을 안 해도 되는데 또 미운짓을 하고 말았다고 말이에요. 미운짓을 해서, 바가지를 씌워 몇 푼을 더 번다 한들, 그 돈을 즐겁게 쓸 길이란 없다고 말이지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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