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포도 鋪道


 넓은 포도 위를 연달아 오고 갔다 → 넓은 길을 잇달아 오고 갔다

 머리를 포도에 부딪혀 → 머리를 길바닥에 부딪혀


  ‘포도(鋪道)’는 “= 포장도로”라 하고, ‘포장도로(鋪裝道路)’는 “길바닥에 돌과 모래 따위를 깔고 그 위에 시멘트나 아스팔트 따위로 덮어 단단하게 다져 사람이나 자동차가 다닐 수 있도록 꾸민 비교적 넓은 길”을 가리킨다는데, ‘길’이나 ‘길바닥’으로 손질해도 됩니다. 뜻으로 보자면 “다진 길”이나 “단단히 다진 길”이지만, 예전하고 달리 이제는 ‘길’이라고만 해도 다진 길을 나타냅니다. 요새는 다지지 않은 길, 이른바 ‘비포장도로’는 ‘흙길’로 따로 나타낼 만하지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포도’를 네 가지 더 싣습니다만, 다 털어냅니다. ㅅㄴㄹ



포도(捕盜) : 도둑을 잡음

포도(砲徒) : 포수의 무리

포도(逋徒) : 자기 나라에서 남의 나라로 도망친 사람

포도(逋逃) : 죄를 짓고 달아남



봄비에 촉촉히 젖은 포도에

→ 봄비에 촉촉히 젖은 길에

→ 봄비에 촉촉히 젖은 길바닥에

→ 봄비에 촉촉히 젖은 거님길에

《이슬처럼》(황선하, 이슬처럼, 창작과비평사, 1988) 58쪽


어제까지는 환락의 거리였던 포도 위를

→ 어제까지 노닥대던 거리였던 거님길을

→ 어제까지 노닥질 거리였던 이 길을

《캣츠아이》(노혜경, 천년의시작, 2005) 7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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