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나열 羅列


 사건의 나열로 그치다 → 사건을 적은 데 그치다 / 사건을 벌인 데 그치다

 구호의 나열에 불과하다 → 외침을 늘어놓았을 뿐이다 / 외침만 벌였을 뿐이다

 차림표에 나열되어 있는 → 차림표에 적힌 / 차림표에 벌여놓은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었다 → 차곡차곡 벌여놓았다

 인형이 나열되어 있다 → 인형이 늘어섰다 / 인형이 죽 놓였다

 조목조목 나열하다 → 낱낱이 늘어놓다 / 하나하나 벌여놓다

 내용을 항목별로 나열하다 → 줄거리를 꼭지대로 벌이다 / 줄거리를 꼭지대로 늘어놓다


  ‘나열(羅列)’은 “1. 죽 벌여 놓음. 또는 죽 벌여 있음 2. 나란히 줄을 지음 ≒ 나진(羅陳)”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벌이다·벌여놓다’나 ‘늘어놓다’로 손볼 만합니다. ‘펼치다’나 ‘적다’로 손보아도 되고, 사전에 있는 ‘나진’ 같은 비슷한말은 털어낼 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나열(懦劣)’을 “마음이 약하고 못남”으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내 줍니다.



호기심을 돋울 만한 아무런 복선도 장치도 없이 예쁜 언어들만 나열하는 것은

→ 궁금하게 할 만한 아무런 밑밥도 수수께끼도 없이 예쁜 말만 늘어놓으면

→ 궁금하게 할 만한 아무런 밑밥도 수수께끼도 없이 예쁜 말만 죽 적으면

《동화 창작의 즐거움》(황선미, 사계절, 2006) 111쪽


여러분은 위에 나열된 어른들의 모습에 몇 가지나 해당하나요

→ 여러분은 앞서 적은 어른들 모습에 몇 가지나 드나요

→ 여러분은 여기에 든 어른들 모습에 몇 가지나 들어맞나요

→ 여러분은 여기 벌인 어른들 모습에 몇 가지나 들어맞나요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이루리, 북극곰, 2014) 340쪽


게으름의 문제점을 일목요연하게 나열한 설교가 아니라

→ 게으른 문제점을 낱낱이 늘어놓은 설교가 아니라

→ 게으른 문제점을 한눈에 알도록 펼친 설교가 아니라

→ 게으름 문제를 또박또박 벌여놓은 설교가 아니라

→ 게으름이 뭔가를 쉽게 알게끔 펼치는 설교가 아니라

《내 방 여행하는 법》(그자비에 드 메스트르/장석훈 옮김, 유유, 2016) 59쪽


문학적 우애를 키우기 위해 잠을 랜덤하게 나열한다

→ 문학을 사이좋게 키우려고 잠을 되는대로 늘어놓는다

→ 문학을 살뜰히 키우고자 잠을 아무렇게나 풀어놓는다

《기하학적 고독》(김익진, 문학의전당, 2017) 63쪽


나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나열해 보았다

→ 내 좋고 나쁜 모습도 늘어놓아 보았다

→ 내 좋고 나쁜 모습도 적어 보았다

→ 내 좋고 나쁜 모습도 벌여 보았다

→ 내 좋고 나쁜 모습도 써 보았다

《내 남편은 아스퍼거 3》(노나미 츠나/지소연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18) 5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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