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 최측의농간 시집선 4
채상우 지음 / 최측의농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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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12


《멜랑콜리》

 채상우

 최측의농간

 2018.6.7.



  물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다툽니다. 플라스틱 물잔을 둘러싸고 네 것이니 내 것이니 끝없이 다툽니다. 어른이 보기에 이 플라스틱 물잔은 쓰레기일 수 있지만, 아이가 보기에 이 플라스틱 물잔은 더없이 재미나며 살가운 놀잇감일 수 있습니다. 한쪽 아이는 이 플라스틱 물잔을 가져와서 놀다가 물가에 살짝 놓았고, 다른 아이는 누가 버렸으리라 여겨 냉큼 집어서 놀았답니다. 두 쪽 모두 물러서지 않고, 이러다가 여러 어른이 끼어들어 다툼질을 끝내려 하는데, 여러 어른은 그만 빽 소리를 지르고, 한쪽 아이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멜랑콜리》를 읽으며 도시 한복판 살림이란 무엇인지, 서울처럼 커다란 도시에서 낯선 아이들이 서로 다투면서 어른이 이 다툼질에 끼어드는 하루란 무엇인지 아슬아슬하게 겹쳐 봅니다. ‘멜랑콜리’란 뭘까요? 알쏭달쏭한 이 바깥말로 어떤 느낌이나 마음을 나타낼 만할까요? 알 듯하면서도 모르는, 제대로 모르지만 어렴풋한, 그저 두루뭉술하게 드러내면서 어정쩡하게 지나가는 모든 이야기는 슬픈지 구슬픈지 애처로운지 딱한지 답답한지 아픈지…….



칭따오에선 맥줏값이 물값보다 싸다 인생을 탕진하는 건 쉬운 일이다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었다 그녀와 헤어진 지 1216일이 지났고, 아무와 자지 않겠다고 결심한 지 873일이 지났다 (멜랑콜리/12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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