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저지르면서 자란다



우리는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면서 자란다. 자라려면 잘못을 저질러야 한다. 때로는 일부러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구태여 잘못을 찾아나서야 하지 않는다. 넘어지거나 깨지거나 엎어지거나 부서지더라도 씩씩하게 일어설 줄 알면 될 뿐이다. 낯익은 일만 할 적에는 자라지 못한다. 낯선 일을 하면서 넘어지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다면 문득문득 배울 수 있어서 자란다. 잘하는 일만 한다면 넘어지는 일이 없고 틀리거나 어긋나는 일이 없으니 배울 수 없어서 자라지 못한다. 아직 못하거나 서툰 일을 할 적에는 으레 넘어지고 곧잘 틀리며 자꾸 어긋나기 마련이기에 이동안 스스로 돌아보면서 배울 수 있으니 자란다. 글이란, 이렇게 틀리고 저렇게 어긋나는 길을 가도록 쓰면서 배운다. 틀린 글을 쓰든, 어긋난 글이 되든 아랑곳할 일이란 없다. 오직 하나, 어떤 글을 쓰더라도 ‘늘 배운다’는 생각을 마음에 품을 수 있으면, 이 생각이 씨앗이 되고 이 마음이 텃밭이 되어 어느새 주렁주렁 열매를 맺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